.시인의 파업.
"우리가 엮은 얽힌 거미줄"(남선미 기획)의 퍼포먼스로 참여"공간 LIGHT, 2025.1.25.
“시 언어는 본래 파업의 언어이지만, 어떤 시는 정말로 파업하고 있다. 이미 파업의 결과다. 우리는 이 퍼포먼스에서 이 시들을 읽거나, 읽지 않거나, 읽을 수 없지만 읽게끔 되거나, 읽어야 하지만 보게 되거나, 소리 내지 않고 읽거나, 그것을 받아적거나, 받아적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한다. 이렇게 파업을 전염시키고 다수를 파업에 연루시키고자 한다.” - 공연 소개
〈시인의 파업〉은 텍스트 기반 작업을 이어오는 글라프레스 구성원 나하늘이 2025년 1월 25일 예술-자본에 관련된 퍼포먼스 《우리가 엮은 얽힌 거미줄》의 한 부분으로 서울 용산구의 공간 라이트에서 공연한 작업이다.
문장부호로만 이루어진 소설 Liebe의 원문이 인쇄된 책은 단 한 권으로, 〈시인의 파업〉에서 작가는 이 한 권의 책을 관객과 함께 비밀스럽게 읽는다. 한 사람씩 소설의 일부분을 읽고 옆사람에게 넘기는 것이다. 이때 다음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어 읽기가 진행된다. 묵독으로 행해지며 관객들이 책에 머무는 시간과 비례해 긴 침묵이 발생할 수 있다. 마지막에 앉은 관객이 독서등 불을 끄며 공연은 종료된다.

사진 김해찬